"졌잘싸" 수험생에게 남은 수능 D-50일 대학 로고를 바꿀 수 있는 충분한 시간

“졌잘싸.”

스포츠 중계에서 자주 들리던 말입니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뜻, 비록 결과는 아쉽더라도 과정에서 보여준 투지와 노력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는 격려의 표현이죠.

 

저는 이 말이 단순히 경기장에서만 쓰이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인생의 많은 순간, 그리고 지금 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꼭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수능을 50여 일 앞둔 지금, 많은 학생들은 조급함과 불안감 사이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누구는 아직도 성적이 오르지 않아 낙심하고, 누구는 이제 와서 뭘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체념 속에 시간을 흘려보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순간일수록 저는 “졌잘싸”라는 말을 떠올려 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 말은 단순히 결과를 위로하는 말이 아니라, 과정의 진정성을 인정해 주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스포츠에서 “졌잘싸”라 불릴 수 있는 경기는 단순히 경기 당일에만 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의 땀방울, 훈련 과정에서의 치열함, 그리고 자신을 단련시켜 온 시간이 있었기에 비록 승부에서는 졌더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수능이라는 경기에서도 그렇습니다. 시험 당일의 긴장과 변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날에 후회 없는 싸움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금까지의 성적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중요한 것은 앞으로 남은 50일입니다.

 

50일은 짧은 것 같으면서도, 의지만 있다면 자신을 다시 세우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입니다.

 

지금까지 풀지 못했던 문제 유형을 정리할 수도 있고, 개념을 다시 다질 수도 있으며, 약한 과목에 집중해서 실력을 보완할 수도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쌓아 올리다 보면, 마지막 순간에 스스로도 놀랄 만큼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늘 수험생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수능은 결과로만 평가받는 시험일 수 있지만, 그 과정을 통해 얻는 것은 단순히 점수 그 이상의 것이라고요.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 보고, 어려움을 극복하며, 긴 시간을 버텨내는 힘을 길러낸다는 점에서 수능 준비 과정은 이미 하나의 값진 성장입니다. 그렇기에 비록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졌잘싸”라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말을 진심으로 하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앞으로의 50일, 누군가는 이를 ‘겨우 남은 시간’이라 부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아직 남은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같은 시간이라도 어떤 마음가짐으로 보내느냐에 따라 값어치는 전혀 달라집니다. 게임에 쓰는 50일과 매일 꾸준히 문제를 푸는 50일은 그 무게가 같을 수 없습니다.

 

이제부터는 그 무게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쌓아 올리는 일이 남았습니다.

 

수능 당일, 시험장을 나서는 순간을 떠올려 보십시오. 성적표가 나오기 전에도,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나는 오늘 후회 없이 싸웠다.” 그렇다면 이미 절반의 승리는 거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말을 하기 위해 지금부터 단 하루도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는 다짐이 필요합니다. 누군가의 기대나 세상의 잣대가 아니라, 오롯이 자기 자신에게 떳떳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우리는 종종 결과로만 자신을 평가하려 듭니다. 그러나 진정한 가치는 과정 속에 있습니다. 진심으로 공부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며, 남은 시간을 헛되이 하지 않았다면, 그 결과가 어떠하든 “졌잘싸”라는 말은 가장 큰 위로이자 칭찬이 될 수 있습니다.

 

수능은 단 한 번의 시험일 수 있지만, 인생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경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오늘부터라도 조급해하지 말고, 그러나 결코 느슨하지 않게 하루하루를 채워가길 바랍니다.

 

작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지켜내며, 자신을 다잡아 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쌓인 50일은 여러분을 반드시 시험장에서 강하게 지탱해 줄 것입니다.

 

마지막 순간, 누구보다도 담담하고 당당하게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졌잘싸.” 이 한마디가 여러분의 수능 여정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 될 수 있도록, 오늘도 최선을 다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 과정 자체가 이미 여러분을 성장시키고, 앞으로의 인생에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니까요.